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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호텔 인사담당자 채용관련 설문

국내 호텔 인사담당자 채용관련 설문

호텔 취업에 도움 되는 알찬 팁들

 

 

호텔리어(Hotelier). 외래어지만 왠지 품격이 느껴지는 단어다. 호텔 경영자에게는 ‘지배인’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지만 15년 전, 동명의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된 이후 호텔리어라는 표현이 일반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호텔리어를 화려하고 격조 높은 이미지로 그린 탓인지 호텔리어는 어느 순간부터 ‘그럴 듯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호텔 경영자’라는 의미보다 조금 더 넓게,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뜻을 확장시키면 사실 호텔리어는 굉장히 특별한 지위를 누리는 직업은 아니다. 어쩌면 확고한 서비스 마인드로 고객에게 편안함과 만족을 선사하는 서비스 매니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이런 서비스와 호스피탤리티를 제공하는 호텔업 종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방한 외래관광객이 1400만 명을 돌파했고, 내국인 호텔 이용률도 높아지며 호텔 산업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호텔업에 흥미를 느끼는 이들 역시 불어났다. 문제는 호텔경영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호텔과 연관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호텔 취업에 관련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을 위해 특급 호텔들을 포함한 국내 소재 호텔 70여 곳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호텔업 구직에 도움이 될 만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호텔 대부분은 결원에 의한 수시채용 진행
설문에 응한 호텔 중 72.7%는 공석이 생길 때마다 수시 채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채용을 진행하는 곳은 20%에 불과했다. 한 호텔은, 공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호텔 규모가 크지 않을수록 들고 나는 인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솔라리아 니시테츠 호텔 서울의 서홍기 디렉터는, 호텔 개관 초기에는 한꺼번에 인력을 채용해야 했지만 운영이 안정된 이후로는 결원이 발생할 때만 채용을 한다고 밝혔다. 수시로 인력을 채용하는 호텔들은 대부분 온라인 구인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의견으로 호텔 관련 학과에 재직 중인 교수 추천을 받아 채용한다는 곳도 있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김석주 인사부 이사에 따르면, 메리어트의 경우 본사 홈페이지(www.marriott.com)에 채용 공고를 올려 관심 있는 사람들이 구인 중인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 지원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 자체 인·적성 검사도 포함돼 있어 인사담당자가 지원자의 인·적성 검사 결과를 참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설문 참여 호텔 중 86.4%는 채용 이후 자체 신입사원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신입사원에게 중점적으로 전달하는 교육 내용으로 ‘서비스 마인드’를 꼽았으며, ‘인성교육 및 사내교육 숙지’가 뒤를 이었다. 호텔과 같은 호스피탤리티 산업에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는 선택이 아닌 기본 소양이라고 인사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말한 것과 같은 결과다.

 

예쁜 외모보다 편안한 인상 선호
호텔 인력 채용에 있어 지원자의 외모가 큰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77.3%가 ‘조금 그렇다’고 답했다. ‘상당히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3.6%에 그쳤다. 인사담당자들은 서비스 제공 업무를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지원자의 외모를 일정 부분 고려하지만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예쁘다거나 잘 생긴 외모를 가졌다고 해서 무조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겉모습이 썩 잘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점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고객 입장에서 볼 때 친근하거나 포근하다고 여길 만한 외모를 선호한다고 밝힌 응답자가 더 많았다. “외모를 고려한다는 게 ‘예쁘거나 잘생겼다’의 판단이 아닌 깔끔하고 단정한 용모를 본다는 의미에서 그렇다.”는 기타 답변 역시 다수의 의견을 뒷받침했다.

 

 

뚜렷한 목표 담긴 스펙이 중요
따 놓은 자격증의 수, 대외활동 경험, 공모전 수상 경력 등을 이력서에 빼곡히 적을 수 있어야 원하는 곳에 취직이 가능하다는 소리는 몇 년 전만 해도 상식으로 통했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설문에 응한 호텔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이 무분별하게 쌓아 올린 ‘스펙’보다 명확한 목표를 세워 의미 있는 경험을 한 지원자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스펙이 우선’이라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중 9.1%에 불과했다. 호스피탤리티 관련사 외 일반 기업들도 구인 시 이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년과 달리 많은 업장에서 ‘내가 이 정도이니 시켜만 준다면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다’는 태도를 가진 다多스펙 지원자보다는, 뚜렷한 소신과 목적이 엿보이는 경험을 했으며 지원 분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인물을 더 선호하는 흐름이다.

 

그룹 면접보다는 일대일, 다대일 면접 선호해
호텔 인사담당자들이 선호하는 면접 형태는 면접관 다수에 지원자 한 명(45.5%) 혹은 일대일 면접(40.9%)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다수를 한 번에 보는 면접을 선호하는 경우는 합해서 13.6%에 그쳤다. 한 인사담당자는 “지원자를 한 명씩 두고 진행하는 면접은 지원자의 역량과 성향을 심도 있게 파악하기 비교적 쉽다.”고 했다. 또, 일대일 면접은 지원자가 긴장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좋고, 딱딱한 자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상대를 파악할 수 있어서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호텔은 면접 과정에서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행동양식 인터뷰 면접을 진행한다고 했다. 행동양식 인터뷰는 지원자에게 과거의 특정 경험을 떠올리게 해, 어떤 환경에서 무슨 업무를 맡았고 의사결정은 어떻게 내렸으며 얻은 것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면접 시 적응력, 팀플레이, 고객관리, 문제해결능력, 의사결정능력, 시간관리능력, 자기주도능력 등을 확인하는 세부항목표를 가지고 면접을 보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원자는 자신의 강점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명확한 사례와 설명을 준비해 간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인사담당자가 기피하는 지원자 유형
그렇다면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지원자 유형을 기피할까. 주관식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 보면 ‘의욕이나 자신감이 없고 사전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다수를 차지했다. 취업 동기가 불확실하고 지원 회사에 대한 정보숙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지원자도 기피 대상이었다. 잦은 이직 경험이 있는 지원자도 채용을 꺼리는 대상에 꼽혔다. 이어 겉멋만 든 경우, 실제 업무에 대한 이해보다 막연한 호기심과 환상만 품은 경우, 기본예절이 부족한 경우 등이 언급됐다.

 

영어는 기본 중의 기본, 서비스 마인드 키워야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인사담당자들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영어’라고 대답했다. 모든 담당자가 영어는 호텔과 같은 호스피탤리티 산업에 종사하는 데 필수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며 외국인에게도 내국인 못지않게 올바르고 부족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 면접을 본다면 영어로 진행되는 면접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랜드 힐튼 서울의 김차란 홍보담당자는 “최근에는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나 일본어 구사 능력까지 참고하는 경향이 높다. 호텔리어를 꿈꾼다면 절대 언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호텔 일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맞는 일이다. 인사담당자 대부분은 호텔업 종사자가 기본적으로 함양해야 할 자질로 서비스 마인드를 꼽았다. 곧은 자세와 밝은 미소를 연습하자. 굳은 얼굴과 퉁명스러운 말투로 응대하는 호텔 직원에게서 좋은 인상을 가질 고객은 없다. 호텔리어가 되는 길은 자신이 곧 호텔의 얼굴이 되리라는 마음가짐을 품는 것부터 시작이다.

 

최준영 기자 hrhotelresort@hanmail.net